어제 4월 10일 일요일에는 프랑스 대통령 1차 선거가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크롱의 지지율이 올라가 쉽게 연임을 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선거일에 다가올수록 마크롱의 인기는 떨어지고, 극우파 마린 르펜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접전이 예상되었습니다. 그 결과 마크롱이 선두로 1차 결과를 마감하긴 했지만 2주 후에 펼쳐질 2차 결선에서는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프랑스 대선 1차 결과를 분석하고, 마크롱과 르펜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프랑스 대선 1차 결과
프랑스 현직 대통령이자 중도우파(LREM) 마크롱이 27,84%로 1위, 극우파 국민연합당(RN)의 마린 르 펜이 23,15%로 2위에 올라 이 두 후보가 프랑스 대선 2차 결선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3위를 차지한 극좌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당(LFI)의 장 뤽 멜랑숑은 21,95%를 차지했습니다. 어제 새벽 한 때 르 펜을 바싹 추격하며 멜랑숑이 2위를 가져가나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4위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많이 말이 나왔던 후보였던 극우파 재정복! (Reconquête!) 당의 에릭 자무르는 7%에 그쳤습니다. 에릭 자무르는 한 때 마린 르펜 자리를 위협하며 인기가 급상 했던 인종차별주의자 후보였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한자리 수에 그쳤습니다. 그는 2차 결선을 위해 마린 르펜을 지지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들을 배출했던 전통의 양당- 우파 공화당(LR)과 좌파 사회당(PS)은 이번 선거에서 치욕스러운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우파 공화당(LR)의 발레리 페크레스는 4,78%에 그쳤으며, 좌파 사회당(PS) 안 이달고는 1,75%라는 굴욕적인 결과로 녹색당, 공산당 등의 후보에게도 밀리는 수치를 겪었습니다.
좌파-우파 양당 대결이 뚜렷했던 과거의 프랑스 정치는 이 양당의 참패의 결과로 완전히 몰락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크롱이 중도우파라고 하지만, 프랑스 정치계는 극우와 극좌파의 선전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맞이했습니다.
프랑스 대선 2차 결선 날짜 : 4월 24일 일요일
또다시 붙는 마크롱 vs 르펜
이제 2주 뒤에 엠마뉴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 두 후보 간의 결선투표가 치러집니다. 이 대결은 이미 2017년 대선에서 한번 보았던 대결 구도입니다. 당시 마크롱은 66%의 득표로 압도적으로 마린 르 펜(34%)을 꺾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결선은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1차 투표 후 실시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마크롱이 51~54%로, 르펜이 46~49%의 투표율로 막상막하의 대결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아주 근소한 차이로 마크롱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극우의 선전, 어떻게 가능했을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 마크롱은 취임 후 가장 높은 지지율에 올라가는 등 쉽게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선거가 다가올수록 지지율이 떨어졌습니다. 우크라 전쟁이 오래가면서 프랑스인의 관심이 국내문제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 물가 지수가 작년에 비해 5% 상승하면서 구매력 Pouvoir d'achat이 갈수록 낮아진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계속된 것입니다.
마린 르펜은 이 주제를 잘 이용함으로 매달 150~200유로의 구매력을 프랑스인에게 돌려놓겠다는 약속과 에너지 관련 부가가치세 인하, 60세로 정년 나이를 낮추며 틈새를 파고들었습니다. 또한 극우 인종차별주의자 에릭 자무르에 비하면 비교적 부드러운 이미지로 포지셔닝하며 극우파의 거부감을 없앴습니다. 그동안 반이민, 반이슬람을 항상 주장했던 그녀는 대신에 서민층 노동자 계층을 대상으로 한 민생 강조 선거운동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반면 마크롱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내세워, 국제 이슈에 집중하느라 다른 후보들과 공개토론에도 참여하지 않고 별다른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1차 결과 직후, 오늘부터 바싹 추격하는 르펜을 의식한 듯 유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마크롱 정부에 대한 불만?
마크롱 정부는 유류세 인상으로 이미 노랑조끼 시위로 위기를 한번 겪었습니다. 또한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령, 백신 의무화로 국민들의 불만을 샀습니다. 이로 인해 '마크롱만 아니면 된다'는 반 마크롱 파도 있기에 2차 결선에서 마린 르펜은 이들의 표심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롱은 '더 많이 일하는 프랑스'를 말해왔습니다. 그는 이미 2017년 선거운동 프로그램에 있었던 연금 개혁을 다시 들고 나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논란이 될 듯합니다. 그가 하려는 연금개혁은 기존의 62세에서 65세로 정년을 높이고, 실업수당 지급조건을 강화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거센 반발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들입니다. 이것들이 일하기 싫어하는 프랑스인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022년 프랑스 대선의 쟁점 키워드들
프랑스인들은 다음 중 1차 투표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는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58%의 비율로 구매력(Pouvoir d'achat)을 뽑았습니다. 다음은 이민(27%), 의료 시스템(26%), 환경(26%), 연금 (25%), 범죄 (20%), 사회 불평등(20%), 우크라이나 전쟁(15%)의 순으로 대답했습니다.
마크롱과 르펜의 공약 비교
경제
마크롱과 르 펜은 경제면에서 어느 정도 비슷한 의견을 가진 부분이 있습니다. 둘 다 상속세 인하와 TV시청료세 폐지를 주장합니다.
하지만 마린 르펜은 부동산 자산에 대한 세금을 폐지하고 금융 자산에 대한 새로운 세금으로 대체하는 것을 옹호합니다. 가스, 전기, 휘발유 등 에너지에 대한 부가가치세 TVA를 기존의 20%에서 5.5%로 인하할 것을 제안합니다. 또한 통행료 인하를 위한 고속도로 국유화를 원합니다.
마크롱은 수수료와 세금이 면제되는 특별상여금을 3배로 늘리기 원합니다. 또한 저소득자 빈곤 수당인 연대 노동소득(Revenu de Solidarité Active: RSA) 지급을 15~20시간의 구직 활동을 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노동시장 상황에 따라 실업 보험 규정을 조정하기 원합니다.
무엇보다 두 후보는 연금에 관해 의견이 엇갈리는데, 2차 결선을 앞두고 이 부분이 주요 토론 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린 르 펜은 20세 이하부터 일을 시작해 40년 동안 일한 사람들의 법정 정년을 60세로 낮추고 (그 외엔 기존의 62세 고수), 마크롱은 65세로 올리며, 연금 개혁을 원합니다. (현재 프랑스는 정년 62세입니다.)
환경
마크롱은 6기 원전 건설과 함께 프랑스 원자력 산업의 부활을 옹호합니다. 또한 수소뿐만 아니라 태양광 및 풍력 에너지 개발을 지원합니다. 그는 또한 유럽 국경에 탄소세를 도입하고 저렴한 가격에 전기 자동차를 렌트할 것을 제안합니다.
마린 르펜 역시 원자력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 개발은 유예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동물의 법적 지위에 대한 헌법의 승인을 주장합니다.
두 후보 모두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국민 투표제
*국민투표제 -선거 이외의 국정상 중요 사안을 국민이 행하는 투표
마린 르펜은 국민 투표가 특정 사안을 결정하도록 하는 국민 투표제로 제도 개혁을 원합니다. 또한 그녀는 국회의원 비례제를 도입하고 연임이 불가능한 7년 임기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반면 마크롱은 국민 투표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는 5년 임기 동안 이것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노랑조끼 시위 이후 협의로 전환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동안 그는 주요 개혁에 대해 영구적인 새로운 주요 토론을 통해 시민들을 정치적 의사결정에 더 많이 참여시키고 싶다고 거듭 반복했습니다.
유럽 EU
마크롱은 2017년과 마찬가지로 2022년에도 공개적으로 친 유럽적 성향의 후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현재 유럽 연합 의장국이 프랑스임을 이용했습니다. 그는 유럽의 에너지 자급자족을 보장하고 유럽 군대의 역량과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마린 르펜은 반 EU로 유럽법보다 프랑스 법의 우월성을 인정하고 싶다고 주장합니다.
외교
이 두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해결을 원하며 프랑스가 공동 교전국이 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인 마크롱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시행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마린 르 펜은 이것은 프랑스의 구매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마크롱은 푸틴과의 대화를 끊기지 않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마린 르펜은 그의 당이 러시아 채권자에게 대출금을 계속 갚고 있는 상황이기에 유럽 안보와 같은 실질적 문제에 대한 러시아와의 동맹을 모색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민
이민에 대해서 마린 르펜은 훨씬 더 급진적입니다.
마크롱은 르펜처럼 망명권을 제한하는 노선을 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추방된 사람들의 퇴거를 용이하게 할 것을 제안했고, 두 번째는 이민전에 해외 프랑스 대사관에 이러한 요청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두 후보 모두 프랑스 국적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에 찬성하지만, 마크롱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조건화하기를 원하고, 르펜은 결혼을 통해 토지의 권리와 자동 국적 취득을 폐지하기를 원합니다. 또한 국적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을 헌법에 포함시킬 계획입니다.
마린 르펜은 또한 외국인 불법체류자, 체납자, 범죄자, 미등록 미성년자의 체계적인 퇴거를 지지합니다. 또한 외국인 수혜자를 배제하는 등 복지 혜택에 프랑스 국민 선호를 적용해 연간 150억 유로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 프랑스 헌법에 명시된 평등원칙에 위배되므로 헌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
교육분야
마크롱은 새로운 임무에 대한 대가로 교사의 급여를 인상하고 싶어 하는 반면, 마린 르펜은 무조건 1년에 3%까지 인상하며, 학급당 학생 수를 초등학교 20명, 중학교 30명으로 제한할 것을 주장합니다.
마크롱은 고등학교 공통 핵심에 수학을 다시 도입하고 전문 경로를 개혁하며 학습을 촉진하고 싶어 합니다. 르펜은 바칼로레아와 중학교 졸업 디플롬인 브레베의 개혁을 주장합니다. 또한 출신 언어와 문화의 가르침을 폐지할 계획입니다.
양성평등
마크롱은 임기 5년 동안 모든 여성에게 의학적 도움을 받은 생식 (인공수정: Procréation médicalement assistée: PMA) 의료 보조 출산을 허용했지만, 마린 르펜은 반대했습니다. 그녀는 2017년에는 동성 커플의 결혼 폐지를 주장했지만, 올해는 제안하지 않았습니다.
양성평등을 임기 5년의 가장 큰 과제로 삼았던 마크롱은 불평등한 기업에 대한 재정적 제재와 함께 직업적 평등 지수를 일반화하고자 합니다. 2000년 평등법에 오랫동안 반대했지만 뒤늦게 찬성을 선언한 마린 르펜은 이 문제에 대해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두 후보 모두 급진 이슬람에 대한 반대도 강조했습니다. 마크롱은 외국 종교 재정을 엄격하게 통제함으로써 분리주의와 싸울 계획입니다. 르펜은 한걸음 더 나아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렇게 어제 있었던 프랑스 대선 1차 결과를 분석해보고 두 후보의 공약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2주 뒤면 엘리제궁의 주인이 결정됩니다. 앞으로 뜨거울 2주간의 프랑스 대선 선거 운동에 관해 또 소식 올리겠습니다.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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