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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생활 정보

감기 예방에 좋은 프랑스 뱅쇼 (Vin chaud) 알아보기

안녕하세요,

날씨가 요즘처럼 추울 때는 따뜻한 뱅쇼가 생각납니다. 최근 친구와 함께 파리 카페테라스에서 뱅쇼를 한잔하며 몸을 녹이니 피로가 풀린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요.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뱅쇼를 오늘 알아보려고 해요.

 

프랑스 사람들은 겨울에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마십니다. 그래서 프랑스 크리스마스 시장(Marché de Noël)에 가면 뱅쇼 파는 걸 많이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여기선 몸이 으슬으슬 추울 때, 몸살이 오려거나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마신다고 합니다.

 

그럼 뱅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리-카페-뱅쇼-사진
카페에서 마신 뱅쇼

 

 

■ 뱅쇼와 역사

 

뱅쇼는 불어로 Vin (와인)+chaud (따뜻한)의 조합으로 따뜻한 와인이란 뜻입니다.

유럽에서는 겨울을 대표하는 고전적인 음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날씨가 추운 북유럽, 동유럽에서 유래했는데요. 특히 독일 국가들에서 인기가 좋은데, 독일권에서는 글루바인 Glühwein이라고 불린답니다.

 

와인과 향신료의 조합은 원래 고대 로마시대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합니다. 와인에 후추나 꿀, 월계수, 대추 등을 섞어 따뜻하게 마시면 소화를 돕는다고 해서 수 세기를 걸치며 내려왔는데요. 중세 시대에는 정향과 계피 같은 향신료를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 뱅쇼의 재료

 

전통적인 프랑스 뱅쇼의 재료로는 기본적으로 레드 와인에 감귤류의 과일인 오렌지와 레몬, 향신료(계피, 정향, 아니스)가 들어갑니다. 각 나라마다 레시피는 조금씩 달라지는데, 폴란드에서는 꿀을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는 곡물주나 보드카에 섞기도 한답니다.

 

정향과 아니스라는 향신료는 우리에게 생소한데요.

 

정향은 정향나무의 꽃봉오리라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Clous de girofle이라고 하며 소화를 돕고, 항산화가 풍부하다고 합니다.

아니스는 프랑스에서는 étoile de badiane, 우리나라에서 팔각이라고 불리는 향신료입니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위장을 편하게 한다고 합니다.

 

정향-사진팔각-사진
정향과 팔각

 

 

■ 뱅쇼 만드는 법

 

뱅쇼는 집에서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답니다. 과일을 썰어서 위의 재료들을 다 섞어 가열해주면 끝입니다. 대신 향신료는 향이 강하므로, 주의해서 넣으세요. (정향 2개, 팔각 1개면 충분합니다.) 정향이나 팔각이 없으시면, 통후추나 생강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1. 레드 와인에 팔각을 냄비에 붓고 끓이지 않고, 약불로 데워줍니다.
  2. 계피와 설탕, 정향, 레몬과 오렌지를 썰어 넣어주고 약불로 20분을 가열합니다.

 

뱅쇼를 만들 때 꼭 주의하셔야 할 점은 와인을 끓이면 안됩니다. 끓기 전의 온도로 유지하면서 약한 불로 은근히 오래 데워주는 것이 핵심인데요.

와인의 도수에 따라, 조리 시간에 따라서 뱅쇼의 알콜알코올 도수가 좌우됩니다. 가열해도 여전히 알코올이 남아있기 때문에, 무알콜을 원하실 경우, 레드 와인 대신에 과일 주스로 뱅쇼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뱅쇼-사진

 

■ 뱅쇼의 효능

감기 예방
면역력 강화
소화 증진
피로 해소
심혈관 질환 예방
암 예방

 

따뜻한 뱅쇼는 겨울 바이러스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천연 감기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을 따뜻하게 해 주고, 면역을 올리기 때문에 몸이 으슬한 기운이 있을 때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마시면 좋습니다.

 

앞서 뱅쇼의 역사에서 알아본 것처럼 와인과 향신료의 혼합은 소화를 돕는다고 해서 고대 로마부터 마셔왔습니다. 들어가는 향신료들이 위장을 편하게 하기 때문에 뱅쇼는 소화를 증진시켜줍니다.

 

이 향신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계피는 섬유질이 풍부해서 면역을 올려주며, 혈당 안정을 시켜 과도한 설탕의 영향을 제한시켜주므로 당뇨병에 좋습니다. 생강은 소화를 개선시키고 항염증, 항바이러스에 좋습니다. 정향은 항염증, 항균, 황산화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렌지와 레몬 등 감귤류의 과일이 들어가기 때문에 비타민 C가 풍부하여 피로를 해소해 줍니다.

 

와인은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 주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뱅쇼는 항산화제인 폴리페놀 함량이 높습니다. 과육과 포도씨앗에서 나온 프로시아니딘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감소해줍니다. 포도의 발효에서 나온 폴리페놀과 포도 껍질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은 특정 암에서 악성 세포의 증식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특히 신경 퇴행성 질환에서 세포사멸 과정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병과 싸울 수 있다네요.

 

 

생각보다 많이 건강에 좋은 기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뱅쇼는 역시나 당이 높은 술이기 때문에 과다 섭취는 주의하셔야 합니다.

 

겨울철 만들기 쉬운 뱅쇼 한 잔으로 건강을 챙겨보심이 어떨까요? 프랑스 뱅쇼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