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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상

루브르 피라미드 아래서 프랑스 음악 축제의 밤

매년 6월 21일 프랑스는 음악 축제의 날(Fête de la musique)로 거리 곳곳마다 음악이 울러 퍼집니다. 일 년 중 가장 낮이 길다는 이 날, 예술의 나라 프랑스답게 음악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는데요. 특히 마스크 착용 의무도 풀리고 코로나 방역 제한 조치가 완전 풀린 후의 첫 축제라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이중 파리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아래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는 유명합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파리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다녀와봤습니다!

 

루브르 피라미드

루브르-피라미드-일몰중-사진

 

 

 

루브르 박물관 하면 이 유리 금속 피라미드를 떠오르게 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대문이기도 하고, 과거의 왕궁이었던 루브르 박물관의 고풍스러운 장식과 함께 어우러지는 투명한 유리 피라미드는 밤에 빛을 발합니다. 

 

때문에 루브르 피라미드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는 밤 10시에 시작합니다. 유럽의 여름은 낮이 길기 때문에 이때쯤 해가 서서히 지면서 본격적인 축제를 밤새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펠탑-센강-파리15구

 

 

루브르 가는 길,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에펠탑이 보이는 센강 주변에는 자전거 하이킹하는 파리지엥과 관광객들이 많이 보입니다. 벌써 곳곳에 음악이 들리고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역피라미드-모나리자-카루셀루브르-쇼핑몰-내부카루셀-루브르-쇼핑몰-역삼각형

 

 

루브르 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루브르 박물관과 연결된 카루셀 루브르 쇼핑몰로 나왔습니다. 이날은 화요일이라 루브르 박물관이 닫는 날이어서 정말 사람 한 명 없습니다. 관광객으로 붐볐을 이곳에 나만 있으니 여유롭게 역피라미드 앞에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루브르-줄-사람들

 

 

밤 9시 15분부터 입장이라 여유 있게 도착했는데도 이렇게 줄이 길게 나있습니다. 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전에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요. 무료 공연이지만 표를 예약해야 하고, 선착순으로 자리를 앉기 때문에 줄이 어마어마했습니다.

 

 

붉게-물드는-루브르-피라미드

 

 

밤 9시 반인데 아직 밝은 파리의 루브르는 저물어가는 태양에 붉게 물들고 있습니다. 가장 예쁜 파리를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루브르-피라미드-입구-사진

 

 

가방검사를 하고 드디어 루브르 박물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피라미드-아래로-내려가다

 

 

 

이제 루브르 피라미드 아래로 내려가는데요. 선착순으로 자리에 앉습니다. 맨바닥에 앉으니, 이 축제를 즐기실 분들은 방석 가져가시면 좋을 듯합니다. 할머니 관객분은 방석을 챙겨 오셨더라고요. 두 시간 정도 앉아있어야 하는데, 아빠 다리가 힘든 유럽인들은 힘들어하더라고요.

 

 

 

루브르건물-피라미드아래-광장바닥음악축제-프로그램-파리오케스트라

 

 

 

생각보다 일찍 줄을 선 편인지, 제법 가까운 곳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받고 피라미드 아래의 홀에 사람들이 다 찰 때까지 기다립니다.

 

이 날 연주할 곡은 안톤 브루크너의 마지막 미완성 교향곡 9번이었습니다. 장장 한 시간짜리 대곡입니다. 26살에 파리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젊은 훈남 지휘자 클라우스 마켈라의 지휘도 기대가 됩니다.

 

 

 

루브르-피라미드-분홍하늘-천장-에스컬레이터루브르-붉은하늘-투명유리-피라미드
서서히 물들어가는 하늘

 

 

서서히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습니다. 루브르에서 하는 음악축제는 투명한 유리창의 피라미드 아래서 실시간으로 해가 저가는 핑크빛 하늘을 감상하며 음악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피라미드 아래서 즐기는 음악 축제

완벽-삼각형-피라미드-루브르
핑크빛 삼각형

 

 

 

그거 아시나요? 루브르 피라미드 설계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투명 유리와 금속 골조로 지어진 피라미드는 당시 너무 현대적이라 아름다운 역사적인 루브르 건물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또 죽음을 상징하는 피라미드라 반대가 많았다고 합니다. 이에 루브르 피라미드 건축가 이오밍 페이는 영원을 의미하는 피라미드가 루브르에 있으니, 루브르는 영원할 것이다라고 설득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파리를 대표하는 루브르의 영원한 상징이 되었습니다. 에펠탑도 처음 지어졌을 때 논란이 많은 걸 보면, 프랑스인들의 성격이 보입니다. 그들은 뭐든 일단 반대하고 봅니다. 흠흠!! 절대 한 번에 오케이하고 받아들이는 걸 못 봤습니다. (프랑스 거주 14년 차 한국인의 개인적인 생각=불만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경복궁 가운데 거대 유리 피라미드가 생긴다고 하면, 글쎄요.. 처음엔 반대할 듯합니다.

 

역사적인 도시에 기념비적인 현대적 건축물의 조화는 과거와 현대를 가로지르는 예술의 도시 파리의 세련된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파리오케스트라-단원들-입장-루브르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갈 때쯤 파리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입장하고,

 

 

 

 

파리오케스트라-루브르-클라우스-마켈라
지휘자가 참 멋있더라.

 

 

 

파리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젊은 지휘자 클라우스 마켈라가 등장했습니다. 이 지휘자는 파리 오케스트라에 객원 지휘자로 딱 한번 연주를 같이 했을 뿐인데, 단원들 모두 만장일치로 표를 얻어 새로운 파리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이 되었다네요. 천재는 이렇게 알아보나 봅니다.

 

 

 

지휘자-오케스트라유리반사-오케스트라-밤-루브르
유리에 비치는 오케스트라를 보며 하늘과 음악 감상

 

 

 

웅장하고 아름답지만 난해했던 브루크너의 마지막 미완성 교향곡. 프로그램 설명에서 죽음을 앞둔 브루크너는 이 곡을 신에게 바치고 싶다고 했다는군요. 투명한 피라미드 위로 맞닿은 하늘에 그의 음악이 거기까지 닿았을까요?

 

장엄한 음악을 들으며, 피라미드 유리 천장에 반사된 오케스트라를 보며, 파리의 저물어 가는 하늘을 보며, 황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짙은-어둠-하늘-루브르-피라미드-오케스트라

 

 

 

밤도, 음악도 깊어가고 음악 축제의 밤이 이렇게 흘러갑니다. 한여름밤의 꿈같네요.

 

 

 

밤-피라미드-파리-오케스트라-연주끝
모든 사람들의 기립박수로 연주가 끝났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6월 21일에 열리는 음악축제의 날(Fête de la musique은 올해로 벌써 40주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시작해 유럽, 이제는 전 세계까지 이 축제가 전파되었는데요. 클래식 음악부터 EDM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프랑스 길거리는 클럽과 축제의 장으로 변합니다. 누구나 연주할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이 축제는 음악으로 모두가 하나 되어 즐기는 경험을 하실 수 있답니다.

 

 

 

루브르-에스컬레이터-연주후-사람들루브르-역피라미드-밤
어둠이 깔린 피라미드

 

 

 

루브르를 뒤로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파리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습니다.

 

 

빛나는-파리-에펠탑빛나는-앵발리드
미드나잇 인 파리 - 반짝 빛나는 에펠탑과 앵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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