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최근에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장 카스텍스 총리가 사퇴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노동부 장관이었던 61세 여성, 엘리자베트 보른을 새로운 프랑스 공화국의 총리로 임명했습니다. 프랑스 내에서도 30년 만에 탄생한 여성 총리라 화제가 되었는데요. 오늘은 프랑스 여성 총리 엘리자베스 보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엘리자베트 보른 Elisabeth Borne
1961년 4월 18일 파리 출생 (61세)
2022년 5월 16일 프랑스 총리 임명
나치 수용소 생존자의 딸, 전쟁고아 국가장학금으로 공부
벨기에 출신의 폴란드계 유대인이었던 그녀의 아버지 조셉 본슈타인(Joseph Bornstein)은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난 생존자로 보호받지 못했던 무국적자였습니다. 유대인 전투 조직의 일원이었고, 이름을 감춰야 했습니다. 전쟁 중 사용한 가짜 이름 '보른(Borne)'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약사였습니다. 2차 대전 이후 그녀의 부모님은 파리에서 제약 연구소를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11세 때 아버지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당시 전쟁으로 부모가 죽거나 다친 미성년자 자녀에게 제공했던 국가 후원 시스템인 Pupille de la Nation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교육 혜택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엘리트 그랑제꼴인 에꼴 폴리테크니크(Ecole polytechnique)를 졸업했으며, 파리 기술대학 Ecole nationale des Ponts et Chaussées에서 공학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파리의 경영대학원 Collège des ingénieurs에서 경영학(MBA) 석사를 취득했습니다.
공공과 민간 사이의 충실한 경험
그녀는 1987년 프랑스 업무부(Ministère de l'Equipement)에서 공무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합니다. 이후 프랑스 교육부에서 고문으로 지냈으며, 공공 주택회사인 sonacotra에서 기술이사로 일한 후, 당시 리오넬 조스핀 프랑스 총리 밑에서 도시 계획, 주택, 교통을 담당하는 기술고문으로 일을 합니다. 2002년 프랑스 국영철도 회사 SNCF 전략 책임자, 2007년 프랑스 토목 회사 Eiffage에서 책임자로 일했으며, 2008년부터는 파리시 도시계획 총책임자를 맡았습니다.
2013년 Poitou-Charentes 지역과 Vienne 지역의 여성 최초 도지사가 되었습니다.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환경부 국장으로 지냈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프랑스 교통 국영기업 RATP의 사장으로 지냈습니다.
총리까지의 정치 여정
그녀는 오랜 시간 사회당(Parti Socialiste, 프랑스 좌파) 정부에서 일을 했지만, 입당하지는 않았습니다. 2017년 마크롱이 창당한 전진하는 공화국 앙 마르슈(La République En Marche) 당에 합류하며, 마크롱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교통부 장관으로 지냈습니다. 이후 2019년에서 2020년까지 환경부 장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노동부 장관으로 지냈습니다. 그녀가 노동부 장관으로 지내는 동안, 프랑스는 15년 만의 실업률 최저를 기록하고, 40년 만의 청년 실업률이 최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2022년 5월 16일 장 카스텍스 총리에 뒤를 이어 엘리자베트 보른은 엠마뉴엘 마크롱 대통령에 의해 총리로 임명받았습니다. 그녀는 마크롱의 첫 5년 임기 내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장관들 중에 하나입니다. 또한 에디트 크레송(1991년~1992년, 프랑스 첫 여성 총리) 이후 30년 만에 탄생한 프랑스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마크롱 정부의 총리들(에두아드 필립, 장 카스텍스) 중 처음으로 임명된 마크롱 여당(전 전진하는 공화국! La République En marche! 현 르네상스 당)의 총리입니다.
까다로운 장관
엘리자베트 보른은 동료들 사이에 매우 까다로운 장관으로 평판이 나 있습니다. 일중독으로 그녀와 같이 일했던 전 직원은 그녀의 별명이 "번아웃 burn out"을 뜻하는 "보른아웃 Borne-out"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가 오랜 기간 사회당 정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6월 총선을 앞두고 좌파 정당을 연합하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의지가 담겨있다고 이번 인사를 평가했습니다.
30년 만의 프랑스 여성 총리
총리 임명식에서 그녀는 "오늘 밤 저는 이 직책을 맡았던 첫 번째 여성 에디트 크레송을 생각하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Je suis évidemment très émue ce soir d'avoir une pensée pour la première femme qui a occupé ces fonctions :Edith Cresson. 그리고 아마도 저는 이 직책을 모든 어린 소녀들에게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라고 말하며 바치고 싶습니다. Et peut-être je voudrais dédier cette nomination à toutes les petites filles en leur disant : <Allez au bout de vos rêves.> 그리고 어떤 것도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를 위한 싸움을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et rien ne doit freiner le combat pour la place des femmes dans notre société.라고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11세에 아버지를 잃고 국가 후원 시스템을 받은 그녀의 성장 배경을 본다면, 충분히 공감 가는 말입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 "쉽지 않았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두 딸을 키워야 했던 수입이 많지 않았던 어머니와 함께 살았다. 다른 선택이 없었다. 벗어나야 했고, 이때 내 투쟁적인 성격을 형성했다. 공부를 해야 했고, 공부가 경제적인 자유를 얻을 수 있게 했다. 나는 매달렸고, 국가로부터 보수를 받는 공학 학교에 들어갈 수 있었고, 안도할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녀는 5월 19일 이블린에 있었던 젊은 여성들과의 모임에서도 어려웠던 어렸을 때를 말하며 "나는 그때 과학에 매료되었다. 과학은 당신에게 개인적인 삶에서 그다지 즐겁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안심이 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하며, 어린 소녀들에게 자신을 믿고, 꿈을 가지라고 용기를 북돋았습니다.
보른 총리의 임명 이후 프랑스 정부는 5월 20일 오늘 새로운 장관들을 임명했는데요. 17개의 정부 부처 중 8개의 부처에서 여성 장관이 나왔습니다.
보른 총리의 첫 번째 과제는 다음 달에 있을 총선에서 마크롱의 여당 좌석을 과반수 이상 확보해야 합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은 성공했지만, 5년 전과 많이 다른 상황입니다. 분열된 프랑스 정치판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또다른 프랑스 소식, 프랑스 이슈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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